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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 다녀왔다.

 

개미마을 위치

홍제동 개미마을은 홍제역에서 서대문 07번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인왕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인왕산만 넘어가면 경복궁, 광화문이 있는 서울 도심이 나온다. 하지만 인왕산에 막혀 있다. 개미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라고 한다. 6.25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는데 한때는 '인디언촌'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어느 마을이 먼저인지 모르겠는데 이화마을처럼 벽화를 그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도 나왔다고 한다. 벽화는 관리가 잘 안 된다고 봤는데 이번에 갔을 때도 벽화는 잘 안 보였다. 벽화를 찍으러 '출사'를 갔던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배우는 입장에서 개미마을은 어떤 곳인지, 노후도는 어떤지,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러 갔기 때문에 벽화가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했다.

 

 영하 10도의 날씨...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을 밖에 내놓으면 손이 어는 기분이었다. 이런 날씨에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도 마주치기 어려웠고, 인왕산으로 등산을 가는 사람들만 두 명 보였을 뿐이다.

 

 

개미마을 지도

서대문 07번 마을버스가 개미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도로가 가파른데 겨울에 눈이 오면 어찌 운행을 할지... 사고도 많이 날 것 같다. 마을버스 종점에 내리면 인왕산 등산로 입구도 있다.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도로 양쪽으로 집들이 있는데 양쪽 모두 경사가 가파르다. 골짜기 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인왕산 등산로의 모습들

 

등산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서 그냥 등산로 주변을 잠깐 보고 내려왔다.

 

 

주변에 높은 곳이 있어서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건물들이 생각보다 낡은 모습은 아니었다.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개선 사업을 해서 그런거 같았다. 이날도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공사 중인 모습이 보였다. 몇 명의 인부들이 어느 집 지붕을 수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앞은 무허가 판자촌이었던 개미마을인데 저 멀리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홍제동 문화촌 현대아파트,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 아파트 등이다. 사진 오른쪽 중간에 허허벌판도 보이는데, 저기가 홍은13구역이다. 철거를 끝내고 지반을 다지는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특별한 것은 안 보이고 집들이 지어진 위치를 보면 가파른 경사가 느껴진다.

 

 

여기도 야생 유기견이 있는지... 2021년에는 철제 삼단봉을 하나 구입할 생각이다. 부동산 임장을 다닐 때 가끔 개가 위협이 된다. 후암동 주택가를 돌아다닐 때도 주택 안에서 짖는 개에 깜짝 놀랐다. 들개들을 만난다면 삼단봉이라도 하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직2구역 주변에서도 들개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봤다.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올 때에도 '개미마을 추진위원회'라고 붙어있는 것을 봤는데 마을버스 종점 근처에도 있었다. 개미마을 재개발 가능성에 대해 검색을 해봤는데 과거에는 또 다른 추진위원회가 있었던 것 같았다. 그 추진위원회는 토지의 75% 이상에 해당하는 주민들의 동의까지 얻어냈다고 하는데 결국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나 보다.

 

개미마을에 오기 전에도 개미마을의 재개발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그때는 입지가 별로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세권이 중요한데 개미마을은 지하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한참 올라와야 한다. 가까운 곳에 역이 신설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직선거리로는 개마마을 중심에서 경복궁까지 약 2.5km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사이를 인왕산이 가로 막고 있다. 조금 돌아서 가더라도 차를 타고 가면 개미마을에서 광화문까지 20분 이내로 나오는데 서울에서는 교통정체, 주차문제 등으로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비율이 낮지 않은가.

 

게다가 지난 2009년인가에 '제1종 주거지역'으로 변경되어 사업성이 안 좋아졌다. 처음 개미마을 재개발 이야기가 나왔을 무렵에 외부 투기꾼들의 유입으로 무분별하게 지분이 분할된 것도 재개발에 장애물이 된다. 개미마을 꼭대기쪽, 도로를 중심으로 좌측, 우측이 모두 경사가 심하다. 세 방면이 경사가 심한 것도 재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개미마을의 벽화

 

 

구석구석 돌아볼 생각은 없었는데 저 멀리 전망이 나올 듯한 높은 곳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가니까 개미마을 놀이터가 나왔다. 깨끗한 공용화장실도 있었다.

 

이쪽은 인왕산 등산로가 지나가는 곳이었다.

 

 

도로 반대편까지 개미마을 집들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이런 정자 같은 곳에서도 개미마을 전경이 보였다.

 

 

신발을 벗고 올라오라고 적혀 있어서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반대쪽도 살펴보기 위해 내려가는 길이다.

 

 

처음에 무허가주택으로 지어져서 전기, 가스, 수도 등이 제대로 안 들어왔기에 지금도 연탄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개미마을을 위에서 내려다보기 위해서 이쪽으로 최대한 높이 올라왔다.

 

겨울이라서 황량한데 봄, 여름, 가을에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다시 보이는 홍은13구역

 

경사가 심한 높은 곳이라 전망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아파트 공화국답게 아파트들도 많이 보인다.

 

 

저 빈자리도 몇 년 이내에 아파트로 채워질 것이다.

 

 

철조망으로 막혀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구멍이 뻥 뚫린 철조망도 있었다.

 

 

경치 좋은 곳에 웬 의자가...

 

저 의자에 앉아서 전망을 즐기면 좋을 텐데 지금은 한겨울이다.

 

 

개미마을의 주택들

 

서울에서 몇 안 남은 판자촌이라고 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낙후된 모습은 아니었다. 이제는 어느 곳이든 그런 과거의 판자촌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내려가는 길

 

좁고 가파르다. 전체적인 풍경 사진만 찍고 개별 주택 사진은 일부러 거의 찍지 않았다. 여기 살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외지인이 찾아오는 게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벽화가 한창 유행일 때에는 각종 소음에 시달려야 했고, 영화 촬영이 있을 때에는 밤에도 시끄러워서 쉬지 못했다고 한다. 또 어느 지역이든 낯선 사람이 자기 집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이 사진에 나오는 주택들은 좀 낡아 보인다. 지붕을 새로 올렸는지 아닌지에 따라 느낌이 상당히 달라진다.

 

 

빈집도 상당수가 있어서 따로 관리를 하고 있었다.

 

 

메인 도로로 와서 내려가는 길

 

 

개미마을 추진위원회

 

무엇을 추진하고 있을까

 

 

관광이 아닌 부동산 임장을 왔기에 벽화나 각종 명소를 찾아다니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슈퍼를 하나 우연히 봤다.

 

유명한 슈퍼가 몇 군데 있다고 하는데... 그나마 하나 찾은 것도 역광 때문에 자신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벽화

 

 

개미마을 약도

 

개미마을 입구에 있는 약도이다. 아래에서부터 올라왔다면 마을 입구에서 이 약도를 보았을 텐데,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서 꼭대기부터 내려와서 마지막에 이 약도를 보게 됐다.

 

 

끝.

 

 

앞으로 가야 할 곳들도 많아서... 향후 몇 년 이내에 다시 개미마을을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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